여행의 순간에는 모든 가능성을 품었던 우리가 이곳에서는 사람구실하느라 허둥지둥한다

각자의 속도로 길을 걷던 우리가
모두와 발맞추어 걷기 위해 잰걸음을 걷는다

컸던 이상을 투영하기에
이 빽빽하게 들어찬 세상은 나의 도전과 용기, 혹은 어떤 투쟁과 같은 것들을 필요로 하게 된다
이곳은 더이상 하얀 캔버스가 아니다
누군가는 눈치빠르게 빈공간을 찾아 채워넣고
누군가는 미련하게 복잡한 그림위에 내 그림을 덧칠한다
누군가는 우직하게 새 바탕색을 칠한다
누군가는 그저 그려진 그림을 받아들인다